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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르다? 치루다? 선거를 치루다 보면 종종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경우가 있다. (X) 그는 입사 시험을 치르고 나서 곧장 또 다른 회사의 면접시험을 준비했다. (O) 그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장례식을 치를 수 있었다. (O) ‘어떤 일을 겪다, 경험하다.’ 라는 뜻으로 쓸 때 ‘치르다’ 가 맞을까, ‘치루다’ 가 맞을까? 정답은 ‘치르다’이다. ‘치르다’는 크게 두 가지 뜻을 가지고 있다. 첫째, ‘주어야 할 돈을 내주다.’ 라는 뜻으로 ‘잔금을 치르다’와 같이 쓰인다. 둘째, ‘어떤 일을 겪어 내다.’ 라는 뜻으로 쓰인다. 예시문의 밑줄 친 ‘치르다’는 바로 이 두 번째 뜻으로 쓰인 것이다. 따라서 ‘치루다’는 표준어가 아니므로 ‘치르다’ 라고 써야 올바르다.
달리다? 딸리다? 난 기운이 달려서 더 이상 못 걷겠어. (O) 그는 다른 사람에 비해 실력이 많이 딸린다. (X) 위의 예시문에서 ‘무언가 모자라다.’라는 뜻을 표현할 때 ‘달리다’ 가 맞을까, 아니면 ‘딸리다’ 가 맞을까? 정답은 ‘달리다’ 이다. ‘달리다’는 ‘재물이나 기술, 힘 따위가 모자라다.’ 라는 뜻이다. 그런데 흔히 ‘달리다’를 약간 강조해서 표현할 때 된소리로 ‘딸리다’와 같이 발음하는 경우가 많아서 헷갈리는데 ‘딸리다’는 표준어가 아니다.
옜다? 예따? 옛다? 옜다! 이거나 가지고 꺼져라. (O) 예따! 빌린 돈 갚는 거다. (X) 옛다! 네가 원하던 거다. (X) 흔히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무엇을 주면서 하는 말로 '예따' 나 '옛다' 라는 말을 쓴다. 과연 이 말의 표준어, 올바른 표기는 무엇일까? 정답은 '옜다' 이다! 헷갈릴 때에는 이 말의 뜻을 잘 생각해 보면 된다. '옜다'는 본래 '예' 와 '있다' 가 결합하여 생긴 말이다. 여기서 '예'는 '여기'의 준말이다. 쉽게 말해 '옜다' 는 '여기 있다'라는 뜻이다. 따라서 그냥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한 '예따'는 비표준어이고, '옛다' 도 비표준어이다. 표준어는 바로 '옜다' 이다.
깨뜨리다? 깨트리다? 그는 유리창을 깨뜨리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O) 그렇게 분위기를 깨트리고 나가면 곤란하지. (O) 설거지를 하다가 그릇을 몽땅 깨뜨리고 말았다. (O) ‘깨뜨리다’ 가 맞을까? 아니면 ‘깨트리다’ 가 맞을까? 정답은 ‘둘 다 맞다!’ 이다. ‘깨뜨리다’와 ‘깨트리다’는 ‘깨다’ 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로, 모두 표준어이다. ‘-뜨리다’ 와 ‘-트리다’ 는 어감으로는 약간 차이가 있지만 의미상으로 차이가 있지는 않다. 우리말에서는 둘 다 뜻이 같은 표준어로 인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복수 표준어’라고도 부른다. 이와 비슷한 예로 ‘넘어뜨리다’와 ‘넘어트리다’, ‘무너뜨리다’ 와 ‘무너트리다’ 등이 있다.
그렇지만은? 그렇지마는? 네가 날 불렀구나. 그렇지만은 내가 딱히 해 줄 수 있는 게 없구나. (X) 취업이 어렵구나. 그렇지마는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 (O) 어려운 사정은 안다. 그렇지만은 쉽게 포기해서야 쓰겠냐? (X) 흔히 앞의 내용을 인정하면서 앞의 내용과 뒤의 내용이 대립될 때 ‘그렇지만은’ 이라고 말을 쓴다. 그러나 이 말은 잘못된 말이다. ‘그렇지만은’ 은 표준어가 아니다. 표준어는 ‘그렇지마는’ 이다! ‘-만은’ 은 ‘만’과 ‘은’이 결합된 것으로 ‘너만은 믿었다.’와 같이 체언과 결합할 때 쓰인다. ‘-마는’ 은 ‘지금은 그냥 가지마는 다음에는 봐 주지 않겠다.’와 같이 쓰이며 종결어미로서 ‘-다, -냐, -랴, -지’ 등의 뒤에 붙어서 쓰인다. ‘-지마는’, ‘-다마는’ 이 그 예이다. 공연을 보고 싶지마..
아지랑이? 아지랭이? 봄날에 어울리게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O) 아지랭이가 가물거리는 가운데 멀리서 그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X) 주로 봄이나 여름철에 햇빛이 강하게 내리 쬘 때 공기가 공중에서 아른아른 움직이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은 ‘아지랑이’ 일까 ‘아지랭이’ 일까? 정답은 ‘아지랑이’ 이다. 우리말에서는 ‘ㅣ’ 모음 역행 동화 현상이 일어난 말들은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애비, 에미, 오래비’ 는 표준어가 아니고 ‘아비, 어미, 오라비’ 가 표준어이다. 다만 ‘풋내기, 냄비’ 는 이미 굳어져서 널리 쓰이는 말로 예외적으로 표준어로 인정받고 있다.
휘둥그레지다? 휘둥그래지다? 놀라거나 두려워서 갑자기 눈이 크고 둥그렇게 될 때를 가리키는 말은 ‘휘둥그레지다’ 일까? 아니면 ‘휘둥그래지다’ 일까? 정답은 ‘휘둥그레지다’ 이다. ‘휘둥그래지다’는 ‘휘둥그레지다’와 소리가 같아서 잘못 쓰는 경우이다. 이 경우는 우리말의 ‘모음조화’ 현상과 관련이 있다. 모음조화는 두 음절 이상의 단어에서 뒤의 모음이 앞의 모음의 영향을 받아 그와 가깝거나 같은 소리로 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ㅏ’, ‘ㅗ’ 같은 양성 모음은 양성 모음끼리, ‘ㅓ’, ‘ㅜ’ 같은 음성 모음은 음성 모음끼리 어울리는 현상이 바로 모음조화이다. ‘알룩달룩’이 아니라 ‘알록달록’, ‘숨아’가 아니라 ‘숨어’가 되는 경우가 이에 속한다. ‘휘둥그레지다’는 음성 모음끼리 어울리는 현상에 속한다. 이와 뜻이 비슷한 말..
사기충전? 사기충천? 우리 선수단의 분위기는 지금 사기충천입니다. (O) 병사들은 사기충전하여 적진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갔다. (X) 흔히 ‘전쟁터에서 병사들의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이 높다.’ 라고 말할 때 ‘사기충전’ 이라고 표현합니다. 이 말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아마도 ‘충전(充電)’이라는 말 때문에 헷갈리는 경우가 많은 듯합니다. 올바른 말은 ‘사기충천(士氣衝天)’ 입니다. 여기서 ‘사기(士氣)’는 ‘의욕이나 자신감 따위로 충만하여 굽힐 줄 모르는 기세’라는 뜻입니다. ‘충천(衝天)’ ‘치를 충(衝)’+‘하늘 천(天)’으로 말 그대로 ‘하늘을 찌를 듯하다’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사기충천(士氣衝天)’이 올바른 말이고, ‘사기충전’은 잘못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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