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 세잔(1839~1906)의 자화상
19세기에 발명된 사진기는 미술이란 장르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사람들은 더 이상 화가가 그리는 초상화나 사실적인 풍경화를 원하지 않게 되었다. 그보다 훨씬 더 사실적인 사진이 등장하였기 때문이다.
20세기가 되자, 이제 미술은 새로운 길을 찾아야 했다. 그리고 그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이 바로 세잔이다.
세잔은 1839년에 프랑스 남부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성공한 은행가였던 세잔의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과 같은 사람이 되기를 바랐다. 그래서 세잔은 아버지의 뜻에 따라 법과 대학에 입학하였습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미술에 흥미를 느끼고 있던 세잔은 법과 대학에 적응하지 못해 2년 만에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미술을 공부하게 된다.
미술가로서의 삶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그는 국립 미술 학교의 입학시험에서 두 번이나 떨어졌고, 전람회에도 여러 차례 작품을 내보았지만 번번이 낙선하고 말았다. 그 후 43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입선하였고, 56살이 되어서야 첫 번째 개인 전시회를 열었다.
▲ <사과 바구니>
▲ <사과와 오렌지>
세잔은 초기에는 인상파의 영향을 받아 빛과 색의 조화를 이용한 사실적인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점차 인상파를 벗어나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만들어 나가기 시작하였다. 세잔은 다음과 같은 말을 자주 하곤 했다.
자연의 모든 것은 원과 원뿔, 원기둥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는 이러한 단순한 도형들로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세잔은 특히 사과를 이용한 정물화를 무척 많이 그렸다.
그런데 세잔의 그림을 잘 살펴보면 그림 속의 사과 하나하나가 사실적이라기보다는 매우 단순한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적이지 않기 때문에 언뜻 보기에 그의 정물화는 대충 그린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 세잔은 하나의 정물화를 완성하기 위해 수백 번의 연습을 하고 사과가 썩을 때까지 그림을 그리기도 하였다.
▲ <생 빅트아르 산 앞의 길>
▲ <생 빅트아르 산>
▲ <빨간 조끼를 입은 소년>
▲ <카드놀이하는 사람들>
세잔은 회화에서 전통적으로 중시하였던 명암과 원근법을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사실적인 표현 대신에 사물의 형태를 원과 원뿔, 원기둥 등으로 단순화시켜 표현하였고, 특히 그림 전체의 구도를 균형 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러한 세잔의 기법들은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것이었다.
20세기 들어서 피카소를 비롯한 수많은 화가들이 세잔의 작품을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입체파, 추상화와 같은 새로운 현대 미술이 탄생하였다. 그래서 세잔을 가리켜 ‘현대 회화의 아버지’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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