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리스티드 마욜(1861~1944)
흔히 ‘미술가’라고 하면 회화를 그리는 화가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만큼 아주 오래전부터 미술이란 예술의 장르에서 조각이 차지하는 비중은 회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조각가를 말하라고 한다면 아마도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인물은 르네상스의 거장 미켈란젤로일 것이다.
그다음으로 ‘생각하는 사람’을 조각한 로댕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 까닭은 미켈란젤로 이후 로댕이 등장할 때까지 오랫동안 조각의 위상이 회화에 밀려 있었기 때문이다.
19세기 후반과 20세기에 들어서 조각이 오랜 침체기를 벗어나는 데 공헌하여 ‘근대 조각의 선구자’로 꼽히는 세 사람이 등장하였다. 그들은 바로 로댕, 부르델, 마욜이다.
▲ <강>
로댕이 남긴 가장 큰 업적이라면 사실적인 묘사에만 집중했던 조각의 방식을 단순한 형태와 간결한 추상으로 확대시켰다는 점일 것이다. 로댕 이후의 조각가들은 사물을 단지 눈에 보이는 대로 묘사하는 것에서 벗어나 인간의 다양한 감정, 상징성을 담아 작품을 만들었다.
로댕, 부르델과 함께 근대 조각의 선구자 중 하나로 꼽히는 아리스티드 마욜(Aristide Maillol, 1861~1944)은 1861년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오늘날 그는 위대한 조각가로 인정받지만 출발은 화가로 시작했다.
그는 20살 때인 1881년에 당시 모든 예술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파리로 가서 에콜 데 보자르라는 유명한 미술 학교에 입학하였다.
▲ <대기>
그는 에콜 데 보자르에서 ‘나비파’의 영향을 받았다. ‘나비파(Les Nabis)’는 19세기 말에 활동한 젊은 반인상주의 화가 그룹으로, 그들은 후기 인상주의 화가였던 폴 고갱(1848~1903)의 영향을 받아 사물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인상파의 방식에 반대하여 작가의 감정을 중시하는 새로운 작품 경향을 보였다.
마욜 역시 폴 고갱의 작품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는 특히 중세 시대의 태피스트리(여러 가지 색이 들어가 있는 실로 무늬를 짜서 넣은 직물 공예)에서 영감을 얻어 여러 태피스트리를 만들기도 했다.
39살의 나이인 1900년 무렵부터 시력이 급격하게 나빠지기 시작한 마욜은 그 후로 조각에만 전념하였다. 조각가로서는 아주 늦은 나이인 40세 무렵부터 조각에 몰두한 것이다.
▲ <밤>
▲ <세 요정들>
▲ <지중해>
마욜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지중해>는 1905년에 살롱에 출품하여 마욜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게 기여하였다. 이 작품의 제목은 본래 <여인>이었지만 <지중해>라는 제목으로 바꾸고 나서부터 일반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이 작품에 대해 유명한 소설가인 앙드레 지드로부터 ‘조각의 부활’이라는 극찬까지 받았다.
그는 대부분의 작품을 누드로 된 여인상으로 만들었는데, 이 여인들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여인상과 닮아있으면서도 신화나 종교적인 사상과는 전혀 상관이 없이 순수하게 추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마욜은 안타깝게도 1944년에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떠났지만, 고전적이면서도 추상적인 그의 작품들은 현대 조각가들에게 오랫동안 영향을 끼쳤다. 인간의 몸을 단순화시켜 표현한 그의 작품은 순수 추상 조각이 탄생하는 데 기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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