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에트 몬드리안(1872~1944)
추상화란 무엇일까?
우리가 보통 ‘그림’이라고 부르는 미술의 장르는 여러 가지 색을 평면적인 캔버스나 종이에 그린 그림을 말한다. 다른 말로 '회화'라고 한다.
그리고 대부분 회화라고 하면 사물을 보고서 그린 그림을 말한다. 정물화나 초상화, 풍경화 같은 것이다.
이러한 정물화나 초상화, 풍경화에도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생각을 담아 다양한 효과를 내어 변형시켜서 표현할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추상화에 잘 어울리는 말도 없을 것이다.
아래의 그림은 몬드리안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추상화를 잘 모르는 사람은 이 작품을 보면 “이게 무슨 그림이야? 이게 무슨 의미를 담고 있지?” 하고 생각할 수 있다.
▲ Composition II in Red, Blue, and Yellow (1930년)
이와 같이 추상화는 눈에 보이는 것을 그린 것이 아니므로 보는 이로 하여금 ‘어렵다’, ‘생소하다’ 등의 느낌을 준다. 추상화는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자연의 형태를 떠나 점이나 선, 형, 면, 색 등으로 작가의 생각을 표현하는 그림을 말한다.
조금 어려운 말로 ‘점, 선, 형, 면, 색’과 같은 것을 ‘순수 조형 요소’라고도 한다.
미술의 역사에서 추상화가 등장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추상화는 20세기 초에 등장한 미술의 새로운 갈래라고 할 수 있다.
바로 그 추상화의 선구자로 유명한 두 사람이 있다.
러시아의 화가 칸딘스키, 그리고 지금부터 소개할 네덜란드의 화가 몬드리안(1872~1944)이다.
▲ 1899년의 몬드리안
앞서 다른 포스팅에서 렘브란트를 소개할 때도 언급했지만, 몬드리안은 네덜란드가 낳은 위대한 세 명의 화가(빈센트 반 고흐, 렘브란트, 몬드리안) 중 한 명으로 평가받을 정도로 유명한 화가이다.
‘색과 선의 마술사’, ‘추상화의 아버지’, ‘노랑, 빨강, 파랑의 연금술사’, ‘데 스테일의 선구자’ 등 미술의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그를 가리키는 수식어도 매우 다양하다.
몬드리안은 1872년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주에 있는 아메르스포르트에서 태어났다. 이곳은 네덜란드의 수도인 암스테르담 근처에 있는 작은 도시이다.
본래 이름은 ‘피터르 코르넬리스 몬드리안(Pieter Cornelis Mondriaan)’이었지만, 훗날 스스로 ‘피에트 몬드리안(Piet Mondrian) ’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는 교사였던 아버지의 권유로 처음에는 교육학을 공부하여 교사 자격까지 얻었다. 그러다 뒤늦게 암스테르담의 미술 학교에서 공부하였는데, 초기에는 다른 화가들과 마찬가지로 정물화와 풍경화를 주로 그리는 평범한 화가였다.
▲ The Gray Tree (1912년)
몬드리안은 초창기에 당시 미술계의 큰 흐름이었던 인상파의 영향을 받아 빛의 영향을 받은 사물을 그렸다. 그러다 점차 야수파, 점묘법, 표현주의 등 새롭게 일어난 미술계의 흐름에 영향을 받게 되었다.
그러다가 39살이 되던 1911년에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파블로 피카소와 조르주 브라크의 입체파 작품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갔다.
그 후 점차 입체파에서 영향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펼치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바로 사물을 선과 색으로 단순화시켜 표현한 추상화이다.
위의 작품 <The Gray Tree>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몬드리안은 점점 복잡한 사물을 단순화시켜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 Pier and Ocean (Composition No. 10) (1915년)
그는 점, 선, 면, 색의 순수 조형 요소만으로 자연스러운 효과와 율동감 넘치는 그림을 그렸다. 그래서 어떤 평론가들은 그의 그림을 가리켜 ‘마치 교향곡을 표현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추상화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이렇게 단순한 조형 요소들만 가지고 작가의 내면세계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추상화의 표현 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추상화는 자연이나 사물을 똑같이 묘사하지는 않지만, 대상을 변형하거나 단순화시켜서 나타내기도 한다.
몬드리안은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사물)을 아주 단순화시켜서 수평선과 수직선으로만 나타냈다. 그리고 선과 면의 비례를 이용하여 기하학적이고 절제된 그림을 그렸다.
▲ Tableau I (1921년)
▲ Composition with Large Red Plane, Yellow, Black, Gray, and Blue (1921년)
몬드리안의 작품들을 보면 오직 수평선과 수직선만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색도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즉 세 가지의 원색과 흰색, 검은색의 무채색만 사용하여 그림을 그렸다. 그는 아무리 복잡하고 세밀해 보이는 대상도 이렇게 단순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 빅토리 부기우기(1942~1944년)
몬드리안은 1914년 파리를 떠나 고국인 네덜란드로 돌아와 네덜란드의 추상 화가들과 함께 <데 스틸> 그룹을 만들고 본격적으로 순수 추상 미술 운동을 벌였다.
그리고 1919년에 다시 파리로 가서 신 조형주의(네오 플라스티시즘, Neo-Plasticism)라는 새로운 미술 혁신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1938년 무렵, 유럽에서는 독일의 히틀러가 이끄는 나치스가 전쟁 준비에 박차를 가하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었다. 나치스의 탄압을 피해 많은 예술가들이 유럽 대륙을 떠나 영국이나 미국으로 향했다. 몬드리안도 파리를 떠나 영국으로 갔다가 1940년 다시 미국의 뉴욕으로 이주했다. 그는 뉴욕에서 생을 마칠 때까지 머물며 자신만의 추상화를 계속하여 발전시켰다.
▲ 이브 생 로랑이 선보인 몬드리안 룩 (1966년)
질서와 균형미를 강조한 그의 작품들은 현대 미술이 발전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그의 작품은 미술사에 한 획을 그었을 뿐만 아니라 20세기 건축, 패션 등에도 영향을 끼쳤는데,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인 이브 생 로랑은 그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몬드리안 룩(Mondrian look)’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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