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앙리 루소(Henri Rousseau,1844~1910)
▲ <자화상>
‘루소’라는 이름을 들으면 아마도 18세기 프랑스의 유명한 사상가인 장 자크 루소(Jean Jacques Rousseau, 1726~1778)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서양 미술의 역사에서는 사실과 공상이 혼합된 원시적 화풍으로 유명한 앙리 루소(1844~1910)를 떠올릴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고전주의 회화’와 ‘현대 회화’를 가르는 기준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시대를 기준으로 나눌 수도 있고, 일정한 사조(흐름)를 기준으로 삼을 수도 있고, 아니면 특정한 인물을 출발점으로 보고 전후로 나누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오늘날 위대한 화가로 불리는 인물들의 공통점을 하나 꼽으라면 ‘독창성’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뛰어난 데생 실력을 지녔다고 해도, 아무리 뛰어난 감각을 지닌 화가라고 해도 자신만의 독창적인 화풍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위대한 화가로 평가받기 어렵다. 그래서 비록 생전에는 엉뚱하다거나 단 한 점의 그림도 팔리지 않을 정도로 대중들이나 평론가들의 외면을 받았던 화가라도, 훗날 위대한 화가로 평가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빈센트 반 고흐이다.
앙리 루소도 역시 그런 화가 중 한 명이다.
그는 생전에 ‘일요화가’, ‘아마추어 화가’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철저하게 무시당하거나 비웃음을 샀던 화가이다.
▲ <이국적 풍경>
앙리 루소는 다른 화가들과 달리 어떤 유파에도 속하지 않았고, 어떤 화풍과도 닮지 않은 그림을 그렸다. 쉽게 말해 당대의 어느 화가와도 비교할 수 없는 자신만의 독특한 그림을 그렸다.
▲ <자화상> (1890년)
1844년, 프랑스 북부의 라발이라는 도시에서 태어난 그는 24살 때에 파리로 이주를 하였고, 그후 40세까지는 파리의 세관 사무소에서 일했던 평범한 공무원이었다. 그래서 세관원을 그만두고 전업 화가로 나선 후에도 죽을 때까지 평생 ‘두아니에(Le Douanier; 세관원이라는 뜻)’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그는 대학을 다니지 않았고, 정식으로 미술 교육을 받은 적도 없었다. 오직 세관 일을 하면서 틈틈이 취미로 그림을 그리며 독학으로 회화를 공부했다.
▲ <굶주린 사자가 영양을 덮치다>
루소는 40대 초반인 1885년에 작업실을 마련하여 본격적인 화가의 길로 들어섰다. 세관원의 일은 1893년까지 계속했는데, 이 때문에 세관원 일을 쉬는 일요일 말고는 그림을 그릴 시간이 없었으므로 ‘일요화가’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그는 정글을 배경으로 야생의 동물과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이국적인 풍경을 많이 그렸다. 그러나 실제로 그는 평생 한 번도 프랑스를 떠나 아프리카 같은 곳을 가 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오직 상상으로만 이러한 그림들을 그린 것이다. 대신 파리의 자연사 박물관이나 식물원, 동물원 등을 자주 찾아다녔다고 한다.
▲ <열대 폭풍우 속의 호랑이>
▲ <잠자는 집시>
그의 화풍은 너무나 독특하여 원시적인 정글의 모습이나 이국적인 풍경을 강렬한 원색으로 표현한 작품이 많다.
루소는 자신을 가리켜 ‘리얼리스트’, 즉 사실주의자라고 말했지만, 그의 작품을 살펴보면 사자와 같은 야생 동물에 비해 배경에 그려진 식물의 잎사귀가 너무나 크게 보일 정도로 비례나 구도, 원근법과 같은 사실주의 기법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당시에는 누구나 추구했던 빛의 효과, 즉 인상주의 기법도 고려하지 않았다.
▲ <꿈>
▲ <바위 위에 앉은 소년>
이런 화풍이다 보니 인물의 초상화 역시 인물과 전혀 닮지 않았다. 윤곽선이 너무 뚜렷하고, 신체의 비례도 맞지 않으며, 배경 역시 과장되게 표현되어 있다.
루소는 말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피카소와 아폴리네르를 비롯한 전위 예술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인정받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루소를 기존의 복잡한 예술의 양식을 탈피한 순수한 예술가로서 높이 평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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