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을을 감싸 안으며 흐르는 낙동강 줄기
▲ 부용대에서 바라본 하회 마을 전경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민속 마을인 안동 하회 마을이 있다. 이곳은 무려 600년 이상 풍산 류씨가 대대로 살아온 마을로, 현재도 약 150여 호의 주민들이 살아가고 있다. ‘하회(河回)’라는 마을 이름은 낙동강 줄기가 마을을 S자 모양으로 감싸 돌고 있어서 생긴 이름이다.
하회 마을에 들어가 오른쪽 강변을 따라 가면 나루터가 있는데, 이곳에서 배를 타고 강을 건너가면 부용대라는 절벽이 있다. 이 절벽 위에서 바라보면 하회 마을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을을 감싸 안으며 흐르는 강물과 기와집, 초가집이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과 같은 광경을 만들어 낸다.
▲ 옥연정사 | 류성룡이 <징비록>을 쓴 곳이다.
2. 서애 류성룡과 <징비록>
하회 마을은 조선 시대의 유학자로 이름 높은 류운룡과 류성룡 등 많은 인물을 배출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류성룡은 임진왜란 때에 영의정을 지내며 이순신과 권율 같은 명장을 천거하였으며, 문장과 서예로도 이름을 떨친 재상이다.
서애 류성룡은 임진왜란이 끝난 후 벼슬에서 물러나 고향인 하회 마을로 내려왔다. 그리고 지금도 하회 마을에 남아 있는 옥연정사에서 임진왜란의 원인과 전황 등을 책으로 남겼으니 그것이 바로 <징비록>이다. <징비록>은 ‘지난 일을 경계하여 우환을 삼가다’라는 뜻에서 쓴 책으로, 임진왜란의 세세한 전황과 당시의 상황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으며 현재 국보에 지정되어 있다.
▲ 부용대 |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부용대 정상에서는 하회 마을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회 마을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여러 채의 기와집과 초가집이 보존되어 있다. 또한 ‘하회 별신굿 탈놀이’와 ‘선유줄불놀이’가 오늘날까지 전승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전통 생활 문화를 잘 보여 주는 문화유산들이 남아 있다. 특히 하회탈은 하회 별신굿 탈놀이에서 쓰던 나무로 만든 탈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탈놀이 가면이다.
하회 마을의 여러 집들 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가옥은 양진당과 충효당이다. 두 가옥은 모두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양진당은 풍산 류씨 대종택으로, 이 마을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충효당은 류성룡의 종택으로, 류성룡이 세상을 떠난 후 그를 기리기 위해 후학들이 새로 지었다고 한다.
그 밖에도 하동고택, 염행당, 양오당, 화경당, 작천고택 등 중요 민속자료에 지정된 집들이 있으며, 마을의 한가운데에는 수령이 600년 된 느티나무인 삼신당 신목이 있다. 현재 하회 마을에는 국보 2점, 보물 5점, 사적 1곳, 중요민속자료 10점, 중요무형문화재 1점, 경북도민속자료 1점 등이 공식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 양진당 | 풍산에 살던 류종혜 선생이 하회 마을로 들어와 15세기 무렵에 최초로 지은 집. 풍산 류씨의 대종택이다.
▲ 충효당 | 서애 류성룡 선생의 종택이다.
▲ 화천 서원
▲ 양오당
3.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지정되다
또한 하회 마을 근처에는 우리나라 서원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원으로 꼽히는 병산서원(사적 제260호)도 있다. 병산서원은 류성룡과 그의 아들 류진을 배향한 곳이다. 조선 말기 흥선대원군이 서원 철폐를 단행했을 때 전국의 서원 중에서 단 47개소만 남기고 전부 없앴는데, 그때 남은 47개 서원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회 마을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민속 마을로, 지난 1999년에는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직접 방문하면서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2010년에는 경주의 양동 마을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한국인의 전통적 삶의 모습이 그대로 계승되어 온 생활공간이며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온 한국인의 지혜로운 삶을 온전히 보전하여 그 의의가 큰 곳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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