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북 9성을 쌓은 고려 전기의 장군
▲ 파주 윤관 장군 묘 | 사적 제323호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에는 고려 시대의 명장인 윤관 장군의 묘가 있다.
고려 시대의 거대 불상인 ‘파주 용미리 마애이불입상(보물 제93호)’에서 북쪽으로 약 2킬로미터 거리에 떨어져 있는 윤관 장군묘는 사적 제323호로 지정되어 있다.
윤관(尹瓘)은 고려의 개국 공신이었던 윤신달(893~973)의 후손으로, 본관은 파평(坡平)이다. 윤관 장군묘가 있는 파주시의 옛 지명이 바로 ‘파평(坡平)’이다. 그리고 파평 윤씨의 시조는 윤신달이며 윤관 장군이 중시조이다.
여기서 잠깐 파평 윤씨 가문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워낙 유명한 가문이기 때문에)
이 가문에서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이 여럿 배출되었다. 윤관 장군을 비롯하여, 조선의 11대 왕 중종의 계비인 문정왕후가 바로 파평 윤씨이다. (중종 때에 치열한 권력 다툼을 벌였던 이른바 대윤과 소윤 가문도 모두 파평 윤씨이다.) 일제 강점기의 독립 운동가인 윤봉길 의사와 윤동주 시인도 바로 파평 윤씨 가문의 후예이다.
▲ 윤관 장군 동상 | 현재 서울 중구 을지로에 있는 훈련원 공원에 자리잡고 있다.
다시 윤관 장군에 대해서 살펴보자. 앞서 말했듯이 윤관(? ~ 1111)은 고려 개국 공신인 윤신달의 후예로, 고려 전기의 문신이자 장군으로 시호는 ‘문숙(文肅)’이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이라고 한다면, 별무반을 만들어 12세기 초(1107년)에 고려 국경 지방을 괴롭히던 여진족을 정벌하여 북쪽으로 밀어 내고 지금의 함경도 지역에 동북 9성을 설치하여 고려의 북방 영토를 크게 넓힌 것이다.
학창 시절 역사 시험에도 윤관 장군 하면 마치 키워드처럼 ‘별무반’과 ‘동북 9성’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정도로 자주 출제되었던 인물이다.
2. 별무반을 이끌고 여진을 토벌하다
▲ 봉분 주변
▲ 비석
본래 여진족은 압록강과 동북면 일대에 흩어져 살았는데, 고려가 개국한 초기에는 거란이나 고려에 밀려 크게 세력을 떨치지 못하다가 11세기 말부터 갈라져 있던 여러 부족을 통합하고 급격하게 힘을 키웠다. 여진족은 점차 남하하여 자주 고려의 북쪽 국경을 침범하였는데, 윤관은 기마 부대를 주력으로 삼는 여진족의 침략에 대비하여 별무반이라는 특수 정예 부대를 양성할 것으로 건의하였다.
윤관의 의견을 좇아 고려는 별무반을 만들었고, 마침내 1107년(예종 2년)에 윤관은 별무반을 이끌고 여진 정벌에 나섰다. 이때 고려군의 규모는 약 20만 명이었다고 한다.
윤관은 여진족과의 일전에서 대승을 거두고 고려의 북쪽 국경선을 확장하여 그곳에 새롭게 6성을 쌓았다. 그리고 이듬해에 3개의 성을 더 쌓아 마침내 동북 9성을 완성시키는 빛나는 업적을 남겼다.
▲ 신도비
윤관 장군은 1111년(예종 6년)에 세상을 떠났는데, 안타깝게도 수백 년 동안 장군의 무덤이 어디인지 후손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윤관 장군의 묘는 본래 임진강 북쪽에 있었으나 나중에 이곳으로 이장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그러다가 조선 영조 때에 이르러 이곳에서 묘비의 일부분이 발견되어 윤관의 무덤으로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아 봉분을 새로 만들었다고 한다.
윤관 장군의 무덤은 주변이 탁 트인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있으며, 비록 왕릉은 아니지만 묘역 전체도 넓고 정비도 잘 되어 있다. 1980년에 묘역 전체에 대해서 정비 사업을 벌여 오늘날과 같은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봉분 앞으로는 양쪽에 동자석, 문인석, 무인석, 석양, 석마가 일렬로 놓여 있고, 봉분 아래쪽에는 홍살문과 신도비 등이 우뚝 서 있어 마치 왕릉과 같은 웅장한 느낌을 준다. 묘역 아래로 장군의 영정이 모셔져 있는 사당(여충사)도 있다.
▲ 윤관 장군을 기리기 위한 사당인 여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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