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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유산

강화도에 있는 고려의 궁궐터, 강화 고려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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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화 고려궁지 입구(승평문)

 

▲ 강화 고려궁지 전경 | 사적 제133호에 지정되어 있다.

 

 

 

강화 고려궁지는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에 있는 고려 시대의 궁궐터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본래 고려의 도읍은 오랫동안 개경(개성)이었다. 그런데 강화도에도 고려의 궁궐이 남아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 이유는 바로 몽골의 침략 때문이다. 13세기 초 칭기즈 칸(1162~1227)이 세운 몽골은 세계사를 통틀어 가장 넓은 영토를 차지했던 대제국이었다. 칭기즈 칸은 중앙아시아의 초원에 흩어져 살던 여러 부족을 통합하여 몽골 제국을 세우고 중앙아시아는 물론 유럽 대륙에서 한반도에 이르기까지 광활한 영토를 정복하고 차지하였다.

 

 

중국 대륙을 차지하고 중앙아시아를 정복한 몽골군이 마침내 1232년에 고려를 침략하였다. 이에 고려왕조는 도읍을 강화도로 옮겨 몽골에 저항하기 시작하였다. 육지에서는 강하지만 수전에 약한 몽골군에 맞서기 위해서였다. 그 후 1270년에 몽골과 강화를 맺고 다시 개경으로 돌아올 때까지 39년 동안 강화도는 고려왕조의 수도였던 것이다.

 

 

 

▲ 강화동종각 | 강화동종을 보호하는 전각이다. 강화동종은 1711년 강화유수 민진원이 정족산성에서 만든 종으로, 성문을 열고 닫는 시간을 알리는 데 쓰였던 종이다. 현재는 종에 균열이 생겨 보호하기 위해 강화역사박물관으로 옮겨놓았고, 고려궁지 안에는 이렇듯 전각만 남아 있다.

 

▲ 강화유수부 동헌

 

 

▲ 강화유수부 동헌의 내부 | 조선 시대 강화도의 행정 책임자인 강화유수가 행정 업무를 보던 중심 건물로, 현재 강화 고려궁지 안에 있다.

 

 

 

 

조선 시대에도 강화도는 매우 중요한 곳이었다. 서해안에서 바닷길을 이용하여 배를 타고 한양으로 가려면 반드시 강화도를 거쳐 가야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화도에는 초지진과 정족산성과 같은 군사적 시설이 많이 세워졌다.

 

 

 

전통적으로 북쪽의 이민족들은 뭍에서의 전투에는 능한 반면 물에서의 전투는 약했다. 이 때문에 한양에서 멀지 않은 데다가 섬이라는 특성을 지닌 강화도는 천연의 요새와 같은 곳이었다.

 

 

이미 정묘호란 때에 강화도로 피신한 적 있었던 인조는 병자호란이 일어났을 때에도 창덕궁을 빠져나와 처음에는 강화도로 피신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이미 강화도로 향하는 길이 청나라군에게 막히자 어쩔 수 없이 남한산성으로 피신한 것이다.

 

정조 때에는 왕실의 서적을 보관하던 규장각을 창덕궁에 설치하고 강화도에 별도로 외규장각을 설치할 만큼 강화도는 안전한 곳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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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화 고려궁지 전경 | 사진 왼쪽 건물이 외규장각, 오른쪽 건물이 강화유수부 동헌이다.

 

 

▲ 외규장각 | 조선 시대인 1782년 정조가 왕실 관련 서적을 보관할 목적으로 강화도에 설치한 도서관으로, 왕립 도서관인 규장각의 부속 도서관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병인양요 때에 프랑스군이 강화도를 습격하는 과정에서 의궤를 비롯한 수백 권의 도서를 약탈하거나 불에 태워 없앴다.

 

▲ 강화유수부 이방청 | 강화유수부의 행정 실무자들이 머무르며 업무를 보던 곳이다.

 

 

 

조선 시대에는 강화도에 있는 고려의 옛 궁궐터에 강화유수부가 들어섰다. 유수부는 오늘날의 군청과 같은 곳으로, 지방의 행정을 도맡아서 하던 관청이다. 그러나 병자호란 때에 청나라군에 함락되기도 하였고, 병인양요 때에는 프랑스군에게 침략을 받아 완전히 소실되는 등 모진 시련을 겪기도 하였다.

 

 

 

병인양요 때에 프랑스군이 약탈해 간 외규장각의 도서들은 오랫동안 프랑스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었다. 그러나 지난 2010년에 우리나라와 프랑스 대통령이 외규장각 도서를 5년 단위로 갱신이 가능한 임대 형식으로 대여하기로 합의하였고, 이에 따라 외규장각 도서 296권이 모두 우리나라로 돌아왔다.

 

 

현재 고려궁지에 남아 있는 건물은 강화유수부 동헌, 강화유수부 이방청, 그리고 외규장각 등이다. 강화 고려궁지는 사적 제133호에 지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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