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오대산에 있는 상원사 입구
▲ 상원사 전경
강원도에 있는 오대산은 예로부터 경치가 매우 아름답기로 유명한 산이다. 오래전부터 불교에서는 ‘문수보살이 살고 있는 산’이라고 하여 신성하게 여겨지던 산이기도 하다.
오대산에는 상원사라는 아주 오래된 사찰이 있는데, 이 사찰은 조선의 제7대 임금인 세조와 관련된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또한 이곳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종이자 국보 제36호인 상원사 동종이 있다.
조카인 단종으로부터 왕위를 빼앗아 임금이 된 세조는 평생 온몸에 난 종기와 피부병으로 크게 고생하였다. 지금은 약을 먹고 치료받으면 금세 나을 수 있지만, 의학이 발달하지 못했던 옛날에는 종기 때문에 사람이 목숨을 잃기도 하였다.
온갖 약을 다 써도 병세가 나아지질 않자, 세조는 부처님께 기도를 드리기 위해 오대산의 상원사로 향하게 되었다.
길을 가던 중, 잠시 오대산 계곡물로 몸을 씻고 있던 세조 앞에 한 동자승(나이가 어린 승려)이 갑자기 나타났다. 세조는 그 동자승에게 등을 씻어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러고는 “어디 가서 임금의 옥체를 보았다고 말하지 마라.”라고 하였다.
그러자 동자승은 “임금님도 어디 가서 문수보살을 보았다고 말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하고 홀연히 사라졌다. 세조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덧 온몸의 종기가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한다.
문수보살이 어린 동자승으로 변해 자신에게 은혜를 베풀었다고 생각한 세조는 상원사를 다시 짓게 하고 문수보살상을 만들어 법당에 모시도록 하였다.
▲ 관대걸이 | 세조가 몸을 씻기 위해 옷을 걸어 두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상원사 목조문수동자좌상 | 국보 제221호로 세조와 관련된 일화가 전해진다.
▲ 오대산 적멸보궁 |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보관하고 있다.
세조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아들인 예종은 세조와 상원사의 인연을 생각하며 전국에서 가장 소리가 좋다는 종을 수소문한 끝에 안동에 있던 동종을 상원사로 옮기도록 하였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상원사 동종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300년 전, 통일 신라 시대인 725년에 만들어진 상원사 동종은 ‘에밀레종’이라고 불리는 성덕대왕 신종(국보 제29호)보다 46년 앞서서 만들어져서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종이다.
종의 높이는 약 1.7미터로 크기는 성덕대왕 신종보다 작지만 전체적인 모양은 비슷하다. 종에 새겨진 여러 조각과 문양을 자세히 살펴보면 당시 신라인들의 뛰어난 예술성과 조각 기법을 엿볼 수 있다.
▲ 상원사 동종 | 국보 제36호
▲ 용뉴
▲ 비천상
종의 맨 위에 있는 용뉴는 마치 용이 발톱으로 종을 들어 올리는 것처럼 생생하게 새겨져 있고, 종의 몸체 한가운데에 있는 비천상은 옷자락을 휘날리며 악기를 연주하는 천인(天人)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고 있다.
상원사 동종은 우리나라에 현재 남아 있는 종 가운데 가장 오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높은 예술적 가치와 우리나라 종의 고유한 특색을 모두 갖추고 있는 보물 중의 보물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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