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소산문 | 부소산성의 정문이다. 부소산성은 사적 제5호에 지정되어 있다.
1. 백제의 도성이었던 부소산성
백제의 마지막 수도였던 부여, 충청남도에 위치한 부여는 시가 아닌 군이다. 서쪽으로는 보령시, 동쪽으로는 논산시, 북쪽으로 공주시, 남쪽으로는 전라북도 익산시와 맞닿아 있다.
시외버스를 타고 백제의 마지막 도읍지였던 부여의 도심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북쪽으로 마치 병풍처럼 펼쳐져 시가지를 굽어보고 있는 야트막한 산이 보인다. 백마강과 맞닿아 있는 이 산의 이름은 부소산으로, 부소산에는 백제의 산성이자 부여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부소산성이 있다.
부소산성은 백제의 도읍인 사비를 감싸고 있던 도성(都城)으로, <삼국사기>에는 ‘사비성’, 또는 ‘소부리성’이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다. 현재는 산의 이름을 따서 부소산성으로 불린다.
부소(扶蘇)산은 높이가 106미터(해발)에 불과하며, 북쪽으로는 백마강과 맞닿아 있는데 강이 바라보이는 서쪽 낭떠러지에 바로 그 유명한 낙화암이 있다.
백제의 마지막 의자왕 때에 신라와 당나라군이 쳐들어와 나라의 운명이 기울어지자 궁녀들이 이곳으로 올라와 치마를 뒤집어쓰고 백마강으로 몸을 던졌는데, 그 모습이 마치 꽃이 떨어지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 낙화암으로 가는 길 | 비교적 경사가 완만하고 길이 잘 포장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 부소산성 성벽 | 깃발이 꽂혀 있는 곳이 성벽이다.
▲ 부소산성 성벽
백제의 두 번째 도읍지였던 공주에 공산성이 있다면, 부여에는 부소산성이 있다. 부소산성은 공산성과 마찬가지로 한쪽에 강을 끼고 산 위에 성곽을 쌓아 특히 방어에 유리하도록 만든 요새와 같은 산성이다.
백제의 제26대 성왕(재위 523~554)이 웅진(지금의 공주)에서 사비(지금의 부여)로 도읍을 옮긴 이후, 백제는 다시 번영의 시기를 맞으며 화려한 문화의 꽃을 피웠다.
그러나 660년, 중국의 당나라와 연합한 신라의 공격을 받아 멸망하고 말았다. 즉, 백제의 사비 시대는 도읍을 부여로 옮긴 538년부터 660년까지이며, 부소산성은 백제의 마지막을 끝까지 지킨 도성이다.
▲ 반월루 | 부여 시가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는 누각이다.
▲ 사자루 | 부소산성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누각이다.
2. 부소산과 백마강, 그리고 낙화암
부소산성이 지어진 시기는 웅진(지금의 공주)에서 사비(지금의 부여)로 도읍을 옮긴 성왕 때(538년 무렵)로 여겨지지만, 그보다 먼저인 500년 무렵에 이미 산성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앞서 말했듯이 부소산은 해발 106미터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정상에 오르면 북쪽으로 백마강의 전경이 펼쳐지고 남쪽으로 부여 시가지가 한눈에 보일 정도로 전망이 좋다. 부소산은 크게 두 봉우리로 나누어지는데, 한쪽은 경사가 완만하고 한쪽은 가파르며 북쪽 절벽이 백마강과 맞닿아 있다. 바로 이 절벽(낙화암)에서 백제의 여인들이 강물에 몸을 던졌다고 전해진다.
백마강은 '백제의 제일 큰 강'이란 뜻이다. 금강 중에서 부여의 부소산 기슭으로 이어진 16km 구간을 백마강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백제는 이 강을 따라 서해를 통해 중국, 일본 등과 활발히 교류하였다.
또한 부소산성 남쪽에는 왕궁터로 여겨지는 관북리 유적이 바로 이어져 있어 이 일대가 사비 시대의 중심지였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 군창지 | 백제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이용된 군사 목적의 대형 창고가 있었던 곳이다. 부소산성 군창지에서는 불에 탄 곡식이 발견되었다.
부소산성은 부소산의 정상과 능선을 따라서 흙으로 성벽을 쌓았으며, 총 길이는 약 2.5킬로미터에 이르고 성 안에는 주로 군사 시설로 지은 여러 건물터와 누각 등이 남아 있다. 동쪽으로는 사비성의 외곽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부여 나성과 연결되어 있다.
특히 백제의 멸망과 관련된 삼천 궁녀 이야기가 전해지는 낙화암이 있어 관광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현재 성 안에는 낙화암을 비롯하여 사자루, 영일루, 고란사, 궁녀사, 군창터와 건물터, 성곽 등이 남아 있다.
▲ 낙화암에서 바라본 백마강 | 낙화암은 부소산성 북쪽 정상 부근에 있다.
▲ 삼충사 | 백제의 세 충신(성충, 흥수, 계백)의 영정이 모셔진 사당으로, 부소산성 동남쪽에 있다.
▲ 서복사지 | 서복사라는 백제 왕실의 사찰이 있던 곳으로, 부소산성 서쪽에 있다.
▲ 영일루 | 부소산성 동쪽 봉우리에 있는 이층 누각으로, '왕이 떠오르는 해를 보며 나랏일을 생각하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부소산성은 지난 2015년에는 백제의 옛 도읍이었던 공주, 부여, 익산에 남아 있는 유적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지정된 백제 역사유적 지구 에는 공주(공산성, 송산리 고분군), 부여(부소산성, 관북리 유적, 정림사지, 능산리 고분군, 부여 나성) 익산(왕궁리 유적, 미륵사지)의 여러 곳이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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