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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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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서? 그러고 나서? 어둠이 가시기 전에 나는 얼른 집을 나섰다. 그리고 나서 주차장으로 향했다. (X) ​ 우선 필기 시험부터 합격해야지. 그러고 나서 실기 시험을 준비해도 늦지 않잖아. (O) ​ ​ 위의 밑줄 친 예시의 경우, 문장과 문장을 이을 때 '그리고 나서'를 써야 할까? ​ 아니면 '그러고 나서'를 써야 옳을까? ​ '그러고 나서' 가 올바른 표현이다. '그러고 나서'는 동사인 '그러다'에 '-고 나서'가 연결된 말로, ​ 이때 '나서'는 동사인 '나다'의 활용형으로 뜻을 더해 주는 보조 동사이다. ​ '-고 나서'는 동사에 연결되어 동작의 완료를 나타낸다. ​ ​ 쉽게 말해 '그러고 나서'는 '그렇게 하고 나서' 라는 뜻이다. 앞의 문장에 어떤 동작이 완료된 다음에 이어지는 문장 앞에 쓰는 말임을 알 수 있다..
눈쌀? 눈살? 사람들은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그를 보고 눈쌀을 찌푸렸다. (X) 한여름 오후의 햇살이 따갑게 내리쬐자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숙였다. (O) ​ 우리는 흔히 마음에 못마땅한 뜻을 나타내어 양미간을 찡그릴 때 ​ '눈쌀을 찌푸리다' 라고 표현한다. ​ 그런데 이 말은 잘못되었다. ​ 두 눈썹 사이에 잡히는 주름은 '눈쌀' 이 아니라 '눈살' 이기 때문이다. '눈살'은 '눈+살'로 이루어진 낱말이므로 ​ 쉽게 말해 '눈가에 잡히는 살' 이란 뜻이다. 눈살이 맞는지, 눈쌀이 맞는지 헷갈릴 때에는 ​ '눈가의 살'이란 뜻을 기억하면 쉽게 올바른 말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캥기다? 켕기다? 너 왜 자꾸 날 피해? 뭐 캥기는 게 있어? (X) 뭔가 켕기는 게 있으니까 안절부절못하는 거겠지. (O) 흔히 무언가 마음속에서 꺼림칙하거나 불안한 마음이 들 때 ​ '캥기다'라는 말을 흔히 쓴다. 이때 '캥기다'는 잘못된 표현이다. 표준어는 '켕기다'이다. '켕기다'는 '마음속으로 겁이 나고 탈이 날까 불안해하다.' 라는 뜻을 가진 낱말이다. '켕기다'에는 이런 뜻 말고도 '단단하고 팽팽하게 되다.'라는 뜻과 ​ '마주 버티다.', '맞당기어 팽팽하게 만들다.'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그렇지만 가장 자주, 널리 쓰이는 뜻은 바로 위의 예시 문장에서 쓰인 것처럼 ​ '무언가 마음속으로 겁이 나고 불안해하다' 라는 뜻일 것이다.
아구찜? 아귀찜? 오늘 저녁 회식 때 아구찜을 실컷 먹겠구나! (X) 우리 동네에 아주 유명한 아구찜 식당이 있어요. (X)​ ​ '아구찜'과 '아귀찜' 중에서 어떤 것이 올바른 말일까요? 아귀는 바닷물고기의 한 종류이다. ​ 이 아귀를 주된 재료로 하여 콩나물이나 미나리 같은 것을 넣고 ​ 갖은양념과 고춧가루 등을 넣어 만든 요리를 우리는 흔히 '아구찜'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이 말은 잘못된 말이다. 표준어는 아귀찜이다. ​ 아귀를 주된 재료로 삼은 요리이므로 어찌 보면 당연하게도 표준어는 '아귀찜'인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아구찜'이라는 말이 훨씬 더 널리 쓰이고 있다. ​ '아구'가 표준어가 아니므로 '아구찜'도 잘못된 말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가능한 빨리? 가능한 한 빨리?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가능한 빨리 시작해라! (X) ​ 지원서는 가능한 한 빨리 제출하는 게 좋습니다. (O) '되도록 빨리 하라.' 또는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하라.'는 뜻을 나타내고자 할 때 흔히 '가능한 빨리'라고 쓰는 경우가 많다. ​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이럴 때에는 '가능한 한 빨리' 라고 써야 올바르다. 여기서 '가능한'은 형용사 '가능하다'의 관형사형으로, 뒤에 명사나 의존 명사가 와야 한다. ​ 예를 들어 '가능한 일', '가능한 답변', '가능한 방법' 등 '가능한' 뒤에 명사나 의존 명사가 오는 것이 정상이다. 이때 '가능한'은 '일, 답변, 방법'을 각각 수식한다. 그런데 '가능한 빨리 하라.'는 말을 보면 '가능한'이 수식하는명사나 의존 명사가 없다는 것을 알 ..
껍질? 껍데기? 껍질과 껍데기는 매우 비슷한 뜻을 가진 말이다. ​ 두 낱말 모두 '사물의 겉을 싸고 있는 물질'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서 ​ 사람들이 구분하여 쓰는 데 헷갈리는 말이기도 하다. ​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두 낱말의 뜻을 찾아보면, 아래와 같다. ​ ​​ 껍데기: 달걀이나 조개 따위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 ​ 껍질: 물체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하지 않은 물질. 이 뜻을 보면 두 낱말의 차이점을 금세 구분할 수 있다. ​ 껍데기는 비교적 단단한 것을 가리키고, 껍질은 단단하지 않은 것을 가리킨다. ​ 그래서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오는 예시 문장을 보면 더 확실히 알 수 있는데, ​ 껍질의 예로 귤의 껍질, 사과 껍질, 손바닥 껍질 등이 나와 있다. ​ ​ 이에 비해 껍데기의 예로는 달걀, 굴..
들리다? 들르다? 이따가 저녁에 우리 집에 잠시 들려라. (X) ​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친구네 가게에 들렸다 가라. (X) ​ 그는 도서관에 자주 들리는 편이다. (X) ​ ​ '어떤 장소에 잠깐 들어가 머무르다.' 또는 '어떤 곳을 방문하다.'라는 뜻으로 쓸 때에 '들리다'라고 써야 할까, 아니면 '들르다'라고 써야 옳을까? 위의 세 예시 문장에서 밑줄 친 부분 '들려라', '들렸다', '들리는'은 각각 ​ '들러라', '들렀다', '들르는' 으로 써야 올바른 표현이다. 왜냐하면 위와 같은 뜻의 말은 기본형이 '들리다'가 아니라 '들르다'이기 때문이다. ​ ​기본형이 '들르다'이므로 활용형은 '들러, 들러라, 들렀다' 등이 된다.
있음에? 있으매? 박지성이 있음에, 한국 축구에도 희망은 있다! (X) ​ 바다가 깊고 넓으매 거대한 고래도 사는 법이다. (O) 바다에 이순신 장군과 수군이 있음에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X) ​ ​ '-으매'는 이유나 근거를 나타내는 연결 어미이다. ​ '-으매' 앞에 오는 문장이나 내용이 원인이 되어 뒤에 어떤 일이 벌어진다는 내용이 이어진다. ​ ​ 위의 예시 첫 번째 예시 문장은 '박지성이 있기 때문에 한국 축구에도 희망이 있다.'는 뜻이고, ​ 두 번째 예시 문장은 '바다가 깊고 넓기 때문에 거대한 크기의 고래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첫 번째 예시 문장에서 '있음에'는 잘못된 표현으로 '있으매'라고 고쳐 써야 옳다. 많은 사람들이 '-으매'를 '-음에'로 잘못 사용하는 것은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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