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우리말 (138) 썸네일형 리스트형 그리고 나서? 그러고 나서? 어둠이 가시기 전에 나는 얼른 집을 나섰다. 그리고 나서 주차장으로 향했다. (X) 우선 필기 시험부터 합격해야지. 그러고 나서 실기 시험을 준비해도 늦지 않잖아. (O) 위의 밑줄 친 예시의 경우, 문장과 문장을 이을 때 '그리고 나서'를 써야 할까? 아니면 '그러고 나서'를 써야 옳을까? '그러고 나서' 가 올바른 표현이다. '그러고 나서'는 동사인 '그러다'에 '-고 나서'가 연결된 말로, 이때 '나서'는 동사인 '나다'의 활용형으로 뜻을 더해 주는 보조 동사이다. '-고 나서'는 동사에 연결되어 동작의 완료를 나타낸다. 쉽게 말해 '그러고 나서'는 '그렇게 하고 나서' 라는 뜻이다. 앞의 문장에 어떤 동작이 완료된 다음에 이어지는 문장 앞에 쓰는 말임을 알 수 있다.. 눈쌀? 눈살? 사람들은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그를 보고 눈쌀을 찌푸렸다. (X) 한여름 오후의 햇살이 따갑게 내리쬐자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숙였다. (O) 우리는 흔히 마음에 못마땅한 뜻을 나타내어 양미간을 찡그릴 때 '눈쌀을 찌푸리다' 라고 표현한다. 그런데 이 말은 잘못되었다. 두 눈썹 사이에 잡히는 주름은 '눈쌀' 이 아니라 '눈살' 이기 때문이다. '눈살'은 '눈+살'로 이루어진 낱말이므로 쉽게 말해 '눈가에 잡히는 살' 이란 뜻이다. 눈살이 맞는지, 눈쌀이 맞는지 헷갈릴 때에는 '눈가의 살'이란 뜻을 기억하면 쉽게 올바른 말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캥기다? 켕기다? 너 왜 자꾸 날 피해? 뭐 캥기는 게 있어? (X) 뭔가 켕기는 게 있으니까 안절부절못하는 거겠지. (O) 흔히 무언가 마음속에서 꺼림칙하거나 불안한 마음이 들 때 '캥기다'라는 말을 흔히 쓴다. 이때 '캥기다'는 잘못된 표현이다. 표준어는 '켕기다'이다. '켕기다'는 '마음속으로 겁이 나고 탈이 날까 불안해하다.' 라는 뜻을 가진 낱말이다. '켕기다'에는 이런 뜻 말고도 '단단하고 팽팽하게 되다.'라는 뜻과 '마주 버티다.', '맞당기어 팽팽하게 만들다.'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그렇지만 가장 자주, 널리 쓰이는 뜻은 바로 위의 예시 문장에서 쓰인 것처럼 '무언가 마음속으로 겁이 나고 불안해하다' 라는 뜻일 것이다. 아구찜? 아귀찜? 오늘 저녁 회식 때 아구찜을 실컷 먹겠구나! (X) 우리 동네에 아주 유명한 아구찜 식당이 있어요. (X) '아구찜'과 '아귀찜' 중에서 어떤 것이 올바른 말일까요? 아귀는 바닷물고기의 한 종류이다. 이 아귀를 주된 재료로 하여 콩나물이나 미나리 같은 것을 넣고 갖은양념과 고춧가루 등을 넣어 만든 요리를 우리는 흔히 '아구찜'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이 말은 잘못된 말이다. 표준어는 아귀찜이다. 아귀를 주된 재료로 삼은 요리이므로 어찌 보면 당연하게도 표준어는 '아귀찜'인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아구찜'이라는 말이 훨씬 더 널리 쓰이고 있다. '아구'가 표준어가 아니므로 '아구찜'도 잘못된 말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가능한 빨리? 가능한 한 빨리?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가능한 빨리 시작해라! (X) 지원서는 가능한 한 빨리 제출하는 게 좋습니다. (O) '되도록 빨리 하라.' 또는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하라.'는 뜻을 나타내고자 할 때 흔히 '가능한 빨리'라고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이럴 때에는 '가능한 한 빨리' 라고 써야 올바르다. 여기서 '가능한'은 형용사 '가능하다'의 관형사형으로, 뒤에 명사나 의존 명사가 와야 한다. 예를 들어 '가능한 일', '가능한 답변', '가능한 방법' 등 '가능한' 뒤에 명사나 의존 명사가 오는 것이 정상이다. 이때 '가능한'은 '일, 답변, 방법'을 각각 수식한다. 그런데 '가능한 빨리 하라.'는 말을 보면 '가능한'이 수식하는명사나 의존 명사가 없다는 것을 알 .. 껍질? 껍데기? 껍질과 껍데기는 매우 비슷한 뜻을 가진 말이다. 두 낱말 모두 '사물의 겉을 싸고 있는 물질'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서 사람들이 구분하여 쓰는 데 헷갈리는 말이기도 하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두 낱말의 뜻을 찾아보면, 아래와 같다. 껍데기: 달걀이나 조개 따위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 껍질: 물체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하지 않은 물질. 이 뜻을 보면 두 낱말의 차이점을 금세 구분할 수 있다. 껍데기는 비교적 단단한 것을 가리키고, 껍질은 단단하지 않은 것을 가리킨다. 그래서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오는 예시 문장을 보면 더 확실히 알 수 있는데, 껍질의 예로 귤의 껍질, 사과 껍질, 손바닥 껍질 등이 나와 있다. 이에 비해 껍데기의 예로는 달걀, 굴.. 들리다? 들르다? 이따가 저녁에 우리 집에 잠시 들려라. (X)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친구네 가게에 들렸다 가라. (X) 그는 도서관에 자주 들리는 편이다. (X) '어떤 장소에 잠깐 들어가 머무르다.' 또는 '어떤 곳을 방문하다.'라는 뜻으로 쓸 때에 '들리다'라고 써야 할까, 아니면 '들르다'라고 써야 옳을까? 위의 세 예시 문장에서 밑줄 친 부분 '들려라', '들렸다', '들리는'은 각각 '들러라', '들렀다', '들르는' 으로 써야 올바른 표현이다. 왜냐하면 위와 같은 뜻의 말은 기본형이 '들리다'가 아니라 '들르다'이기 때문이다. 기본형이 '들르다'이므로 활용형은 '들러, 들러라, 들렀다' 등이 된다. 있음에? 있으매? 박지성이 있음에, 한국 축구에도 희망은 있다! (X) 바다가 깊고 넓으매 거대한 고래도 사는 법이다. (O) 바다에 이순신 장군과 수군이 있음에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X) '-으매'는 이유나 근거를 나타내는 연결 어미이다. '-으매' 앞에 오는 문장이나 내용이 원인이 되어 뒤에 어떤 일이 벌어진다는 내용이 이어진다. 위의 예시 첫 번째 예시 문장은 '박지성이 있기 때문에 한국 축구에도 희망이 있다.'는 뜻이고, 두 번째 예시 문장은 '바다가 깊고 넓기 때문에 거대한 크기의 고래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첫 번째 예시 문장에서 '있음에'는 잘못된 표현으로 '있으매'라고 고쳐 써야 옳다. 많은 사람들이 '-으매'를 '-음에'로 잘못 사용하는 것은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이.. 이전 1 ··· 5 6 7 8 9 10 11 ··· 18 다음